
하이하이
오늘은 지난 부산로그에서 말씀드렸던 어묵탕을 가져왔습니다.
부산에서 산 무려 15,000원짜리 어묵!!
몹시 사치스러운 어묵탕을 끓이는 겁니다.
이름하야 이재용 어묵탕입니다.

이재용 씨도 분식집에 가면 종이컵에 어묵탕 국물을 드십니다.
우연이군요
저 또한 그렇습니다.
어쩌면 저도 재벌에 한 발짝 가까워진 것일까요?

아니라고 하십니다.
☆준비물★
어묵탕 : 호텔 식당에서도 쓰이는지는 모르는 비싼 어묵, 무, 파, 다진마늘, 후추
양념간장 : 간장, 깨, 설탕
1. 재료 손질

부산역 옆의 삼진어묵에서 산 모듬 어묵입니다.
만오천원이나 하는 이 어묵의 장점은...
무려 디포리가 같이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귀찮게 멸치나 다시마, 북어 대가리를 준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는 좋아하는 만큼 준비해서 썰면 됩니다.
저는 어묵탕에 들어있는 왕따시 큰 무 덩어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많이 썰었습니다.
이건 나중에 후회하게 됩니다.
만약 급식실 스타일 어묵탕의 쬐깐한 무를 좋아하신다면
육수용으로 큰 덩어리 서너개 준비하고 나머지를 쬐깐하게 썰면 되겠습니다.
그래두 왕따시 덩어리도 드셔보세여
맛있음
파는 뿌리 부분을 솔로 아주 깨끗하게 닦아 잘라서 육수용으로 준비하고
나머지 부분을 어슷썰기 해서 준비하면 됩니다.

넓적한 판 어묵은 세로로 3등분해서 요리조리 꼬치에 꽂아주면 됩니다.
어묵이 꽤 많아서 저는 몇 개만 꽂아줬습니다.
삶은 계란도 좋아하면 준비합니다.
저희 집은 원래 어묵탕에 무와 어묵만 넣어먹는 파였는데,
제가 어묵탕의 곤약에 맛들린 이후로 추가되었고
(근데 오늘은 귀찮아서 안 사옴)
삶은 계란은 친구네 집이 그렇게 넣어먹는다고 해서 추가해봤습니다.
결론 먼저 말하면 맛있었습니다.
2. 육수 끓이기

물에 디포리와 무, 파 뿌리를 와르르 넣고 끓입니다.
디포리가 없으면 멸치랑 다시마, 북어 머리(생략 가능)를 쓰면 됩니다.
20분정도 중약불에서 끓여주다가
디포리랑 파 뿌리를 건져내고 어묵에 같이 들어있던 어묵탕 스프를 넣어줍니다.
그리고 뚜껑을 닫고 무가 좀 더 익을 때까지
10분 정도 더 끓여줍니다.
이렇게 끓이면 무에 간이 좀 더 배서 맛있습니다.
3. 양념간장 만들기
양념간장은 준비물에 써놓은 것을 다 넣고 잘 섞으면 됩니다.
간장은 3T, 설탕 1T, 깨 적당히
끓고 있는 육수를 좀 뽀려와서 1T정도 넣어도 좋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것은 설탕 대신 유자청을 넣었습니다.
이 간장 그대로 배추찜이나 수육을 찍어 먹어도 맛있을 겁니다.
4. 마무리
무가 어느정도 익었다 싶은 시점에서 어묵과 토핑, 파, 다진마늘을 넣습니다.

욕심의 항아리입니다.
무를 8조각이나 넣은 것이 원인입니다.
저대로 계속 끓인다면 활화산처럼 국물이 넘쳐흘러 저의 일을 2배로 늘릴 것입니다.
좀 더 큰 냄비로 옮겨봅시다.
기존에 쓰던 냄비를 닦아야 한다는 시점에서 이미 일은 2배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
........

냄비 한 번 더 옮기고 또 냄비닦기
vs
그대로 끓이고 그냥 국물 넘친거 닦기
배고픔에 이성이 마비된 저는 그냥 후자를 골랐습니다.
그래서는 안됐습니다.
동거인께서 가래떡도 넣어달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가래떡을 넣은 모습입니다.
제법 멀쩡해보이지 않습니까?

옆에서 보면 냄비가 고통스러워 하면서 내용물을 밀어내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제 과욕이 부른 참사이기도 하지만
어묵은 끓으면서 떠오르기 때문도 있습니다.
냄비를 좀 더 응원해보도록 합시다.
넌 할 수 있어.
난 널 그렇게 나약하게 키우지 않았으니까.
내용물을 넣은 직후에는 강불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중약불로 줄입니다.
어묵이 둥실 떠오르기 시작하면 간을 본다는 핑계로 하나 집어먹어보면 됩니다.
속까지 뜨끈하면 끝난겁니다.
국물 간도 한 번 봐줍니다.
저는 어묵에 들어있던 스프만 넣었는데도 간이 맞았습니다.
싱거우면 소금을 넣고
가슴을 울리는 상업적인 맛이 나지 않는다 싶으면 미원이나 다시다를 넣으면 됩니다.

완성입니다.
그런데 왼쪽 좌측 하단에 있는 것이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궁금하지 않아도 알려드립니다.
오꼬노미야끼입니다.
하이볼과 먹으면 끝장나는 안주 스페셜 코스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참고로 이걸 먹은 것은 아침식사입니다
술 대신 요구르트를 마셨으니까 괜찮습니다
알코올 대신 유산균에 취해봤습니다.
오꼬노미야끼 만들기!
☆준비물★
양배추, 해물믹스(혹은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햄, 고기 쪼가리), 가쓰오부시(선택), 밀가루, 물
소스 : 돈까스 소스 3T, 간장 1T, 설탕 1T, 물엿 1T, 마요네즈
야채 냉털하기 좋은 오꼬노미야끼입니다.
재료는 일단 저렇게 써놨지만 그냥 냉장고에 있는 야채와 잡것들을 꺼내도 됩니다.

양배추(야채)는 적당히 채썰어둡니다.
해물믹스(나 기타 잡것들)도 해동해서 넣어줍니다.
반죽은 밀가루와 물 1:1 정도에 소금 한 꼬집입니다.

소스도 준비물에 써둔 것을 적당히 섞어 렌지에 30초정도 돌려줍니다.
저는 야매로 돈까스 소스로 만들었지만
오꼬노미야끼 소스를 사서 써도 됩니다.
네이버에 검색하면 야매 소스 레시피들이 많으니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아까 썰어둔 것에 밀가루 반죽을 넣고 잘 섞습니다.
이제 대망의 부치기입니다.

잘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반죽을 펼쳐줍니다.
넓게 펼친 다음에 남은 반죽물을 위에 살짝 뿌려서 고정력을 높여도 좋습니다.
중약불에서 계속 익히다가 윗부분이 어느정도 익어보인다 싶으면!!!!!
뒤집!!!!!!!!!!!!!!!!!!!

...
...
저같은 요리 좁밥 새키에게는 스텐팬은 이른 물건이었나봅니다.
여러분은 코팅팬을 쓰시길 바랍니다.
반죽 물을 좀 더 붓고 소생을 해보려 했으나...

...
...
...
하...
잠시 절망했지만 기운을 차려야 합니다.
이런 것으로 무너지기에는 세상은 이것보다 더 고난과 역경이 가득합니다.

적당히 잘 뭉쳐서 모양을 잡고 소스와 가쓰오부시 따위를 뿌려서 감춥니다.
대충 수습하고 뭔가를 뿌려내니 그럴 듯해보이기도 합니다.
마치 우리네 인생같기도 합니다.
겉바속촉의 맛으로 먹는 부침개인데
겉바가 없어서 촉촉만 남았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질척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걱정마십시오.
요리를 낼 때 몬자야끼라고 하면 됩니다.
빠른 방향전환은 운전 뿐만 아니라 요리에서도 필요한 재능입니다.
마치며...
어묵탕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어묵이 탱글탱글하고 잘 붇지 않았습니다.
역시 돈의 맛은 아주 좋습니다.
제가 이재용 회장이었다면 어묵탕을 끓이고 싶을 때마다 이것을 부산 현지직송으로 받아서 썼을 것 같습니다.
동거인들의 한 마디를 첨언해보자면
1 : 국물 맛이 아주 좋다. 어묵도 씹는 맛이 있어서 좋은 것 같다.
2 : 난 전에 먹었던 마트 삼천원짜리가 더 맛있는 것 같다
였습니다.
어묵탕으로 장사할 것 아니지 않습니까?
어묵탕 팔아서 한남더힐 살 것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1번 피드백만 마음에 담고 요리의 길을 걸어가면 됩니다.
저는 소시민이라서 2번은 가볍게 무시했습니다.
요리는 언제나 자신감입니다.
좋은 말만 듣고 좋은 말만 마음에 새기십시오.
어느덧 2023년이 끝나갑니다.
여러분도 뜨끈한 음식 드시면서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올 한 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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