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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ND 불호 후기
  • 2023. 9. 15. 23:11
  •  

    부제 : 20만원 주고도 또 보고 싶은 뮤지컬 1등 오페라의 유령, 20만원 준다고 하면 또 볼 뮤지컬 1등 Love Never Dies

     


     

    얼마 전에 내가 어렸을 때부터 너무도 사랑하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을 보고 왔다. 너무나도 행복하게 보고 와서... 지금까지 미뤄왔던 Love Never Dies를 볼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건... 올해 내가 했던 가장 최악의 선택으로 꼽게 된다.

     

    오페라의 유령을 처음 접한 게 거의 10년 전인데, 지금까지 LND를 보지 않은 이유는 그냥 내가 지옥의 원작충이라 그렇다.

     

    와! 정말 재밌는 유령 이야기!

     

    오페라의 유령은 가스통 르루 원작의 『오페라의 유령』을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무대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2004년 영화판은 이 무대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고...

    Love Never Dies... LND는 『맨해튼의 유령』을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여기서 맨해튼의 유령은... 가장 유명한 오페라의 유령 시퀄이라고 볼 수 있다. 근데 가스통 르루가 쓴 게 아니라 프레더릭 포사이스라는 작가가 씀. 팬픽같은거임...

     

    이래서 딱히 LND에 매력을 못 느꼈다. 둘 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맡아서 무대화를 하긴 했지만 일단 가스통 르루의 손에서 나온 유령 이야기가 아니니까... 뭔가 캐해도 많이 다를 것 같고...

     

    그래서 안 보고 있었는데... 행복에 젖은 과거의 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Love Never Dies는 유튜브 영화에서 볼 수 있었다. HD 4500원, SD 3500원.

    나는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이 영화를 1000원이나 더 주고 HD로 결제한다. 그 돈으로 비비빅이나 사먹었어야 했다.

     

    10년 후, 파리에서 탈출한 팬텀은 뉴욕 코니아일랜드에서 폭주 드라이브와 괴물 쇼 틈에서 생활한다. 마침내 자신의 음악이 날아오를 수 있는 곳을 찾은 그에게 부족한 건 자신이 사랑하는 크리스틴 다에뿐이다. 사랑을 되찾기 위해 팬텀은 크리스틴과 그녀의 남편 라울, 그들의 아들 구스타브를 맨해튼에서부터 화려하고 눈부신 코니아일랜드로 유혹하고... 그들은 닥쳐올 미래를 짐작조차 못 하는데...

    - 출처 : 유튜브 영화 설명 -



    맞다. 이 정신나간 시놉시스를 보고 진작 도망갔어야 했다.

    근데 난 도망도 안 가고... 약간의 희망을 가진 채로 영화 보면서 먹으려고 사온 찰떡 아이스를 뜯었다.

    그리고 12분 뒤... 나는 찰떡 아이스를 내려놓고 소주나 가져오고 싶어진다.

    부정적인 의미로다가...

     


     

    1. 1차 충격의 멕 지리

     

    미치겠네요

     

    파리 오페라 하우스에서 우아하고 아름답게 발레하던 멕 지리는 어디가고 코니 아일랜드의 울랄라 걸이 되어있다...

    심지어 유령을 좋아한댄다.

    지금 후기 쓰면서도 이 설정에 헛웃음이 나온다.

    지리 부인과 멕 지리가 경찰에 쫓기던 유령이 파리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서 맨해튼에 간 것까지는 이해했다.

    지리 부인은 오페라의 유령 작중에서도 유령을 돕거나 그의 전달자 역할을 하기도 했으니까...

    근데 멕 지리의 갑분 사랑해요 유령!은 모르겠다.

    크게 접점이 없었을 뿐더러, 오히려 유령이 나타나면 "The Phantom of the opera!" 하면서 소리치거나 여느 무용수처럼 두려워하는 쪽이었으니까...

     

    2. 술쟁이 도박쟁이 쓰레기 남편의 대표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라울

     

    세상에는 라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꽤 있을지도 모른다.

    근데 나는 그 중 TOP 2가 프레더릭 포사이스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내가 LND를 보고 원작 소설을 꺼내온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라울이 그렇게 별로인 캐였나? 해서...

     

    원작의 라울은 그렇게 별로이지 않았다. 전형적인 백마 탄 왕자님 느낌인데 질투하는 모습이 좀 많이 부각되고 유령에 비해 능력치가 좀 후달릴 뿐이다...

     

    근데 웨버의 뮤지컬이나 영화에서는 전체적인 그의 서사나 모습이 좀 축소된 느낌?

    원래는 크리스틴이랑 어렸을 적에 있었던 일(스카프와 작은 로테 등)이나 크리스틴과의 재회, 크리스틴의 배후에 있는 유령의 정체를 쫓는 모습... 그런게 꽤 많이 나와서 전반부에는 주인공 같기도 함.

    근데 이게 웨버 작품에서는 좀 많이 짤려서 처음 보면 라울-크리스틴의 사랑이 좀 띠용스럽긴 하다. 유령-크리스틴 관계가 더 부각되는 이유이기도 하고.

     

    불운의 라울은 2차 창작 작가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나는 맨해튼의 유령을 안봐서 LND의 설정으로만 보면... 그는 술쟁이에 도박쟁이에 신경질쟁이다. 심지어 도박빚도 있댄다. 명성 높은 디바인 크리스틴이 맨해튼까지 와서 공연하게 된 이유도 얘의 도박빚 때문이랜다.

    빚도 꽤 큰 것 같다. 크리스틴이 페이 2배 줄테니 자기 노래 불러달라는 유령의 제안을 거절 못 할 정도면 집이 꽤 휘청휘청 하고 있는 것 같다.

     

    3. 크리스틴이 잤대요... 유령이랑... 애도 있대요...

     

    서양 사람들도 "예나... 선정이 딸이에요." 같은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막장 드라마는 만국 공통어가 분명하다.

    내가 50년이 지나도 기억할 출생의 비밀을 3개 꼽자면,

     

    1. 선정 씨의 따님, 예나

    2. 볼드모트와 벨라트릭스의 딸, 델피 디고리

    3. 그리고 크리스틴과 유령의 아들, 구스타프

     

    인 것 같다.

     

    대체 언제 잔 건지 감도 안잡힌다.

     

    나는 여기서 확신했다. 웨버는 아무래도 크리스틴이 유령을 사랑했다는 설정을 밀고 싶은 것 같다.

     

    원래 캐해 다른 글이나 연성 같은거 보면 음 그렇군요 하고 곧잘 지나가곤 하는데,

    그게 내 장르 세계구급 오오테면 달라진다.

     

    나는 크리스틴이 유령이라는 존재를 사랑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령→크리스틴은 사랑이라는 감정인데, 크리스틴→유령은 경외, 동경, 연민... 뭐 그런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이제 큰일이 나는거임. 나는 2004년의 웨버 영화를 볼 때도 사랑이라고 생각 안했는데

    웨버는 사랑이라고 생각했나봄.

    등골이 서늘해진다. 약간 AB를 미는 연성 보고 BA적 사고를 한 기분이다.

    캐해가 달라서 이렇게 써늘한 기분을 느낀 적은 처음이다.

     

    4. 지리 부인의 폭주

     

     

    크리스틴과 유령이 "구스타프 당신 아들이에요..." 하는 대화를 엿듣게 된다. 그러고는 유령이 내 모든 재산을 구스타프에게 상속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듣고... 폭주한다.

     

    요약하자면 이거다.

    너 목숨 구해주고 코니 아일랜드에서 이렇게 살게 해주고 있는데 맨날 우리는 거들떠도 안보고 크리스틴만 1순위? 게다가 네 아들이라고 하는 애가 나타났으니까 걔한테 모든 재산을 준다고? 우리는 홀대하면서?

     

    정말... 모르겠다...

    홀대한 건 유령놈의 죄가 맞긴 한데...

    얘가 원래부터 크리스틴 처돌이였던건... 지리 부인도 아주 잘 알고 있던 사실이니까...

    그래서... 유산 상속 얘기에 갑자기 화나서 이러시는건... 캐, 캐붕 아닐까요? 빡치는 건 이해하는데요...

     

    5. 멕 지리의 폭주

     

     

    암튼 (나만 이해 못하는) 질투와 분노에 휩싸인 멕 지리는 구스타프를 납치해서 바다에 던지려고 한다.

    유령은 이걸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하고.. 구스타프는 돌려줌..

    근데 멕이 권총으로 자살하려고 하니까... 유령이 진정시키려고 노력함... 근데 크리스틴 얘기를 해서 멕을 자극해버리고...

    빡친 멕은 총을 잘못 쏴서 크리스틴을 맞추고..

    크리스틴은 죽는다...

    걍 이쯤 되니까 정색은 커녕 헛웃음만 나오더라...

     


     

    그래도 음악 센스는 어디 안갔는지 괜찮은 넘버들은 있었다.

    https://youtu.be/hWihKj5uGYk?si=EX5USFD2ac9f9Tjl 

    Til I Hear You Sing

     

    https://youtu.be/a6NXAsd2JMk?si=skboIYQagy-0nGXH 

    Beneath A Moonless Sky

     

    https://youtu.be/UrASYb_G7xA?si=2YkPfJk9vkxVQMbP 

    The Beauty Underneath

    특히 The Beauty Underneath는... The Phantom Of The Opera 넘버처럼... 멜로디에 락을 첨가한... 그런 느낌인게...

    웨버가 이런 걸 참 잘하는구나 싶었다.

     

    스토리 면에서는 정말 최악이었지만... 무대 연출은 굉장히 눈이 즐거웠다. 아마 실제 관람하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서커스st의 무대장치와 연출, 의상들 보는 맛이 있었을 것 같다.

     

    그러면 뭐하는데ㅠㅠ 나는 그냥 모니터 앞에서 봐서 시각적 감동도 팍 줄인 채로 개별로스토리 영화 하나 봤다ㅠㅠ

     


     

    어제에 비해서 머리가 좀 차분해진 것 같아서 정제된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리뷰를 쓰면서 다시 머리가 뜨거워졌다...

    해외에 LND 까는 Love Should Dies라는 사이트가 있다는데... 정말 그 사이트의 존재 이유를 절절히 이해한다.

    이 영화를 보면 사랑은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앞으로 누가 오페라의 유령 후속작에 대해서 물어보면... 그런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대답할 것이다.

    Love Never Dies? 이게 후속작이야?

    탕!

    아니 내가 죽였어. 그런 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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